JOO

중력 혹은 중력에 대항하기 본문

JOO

중력 혹은 중력에 대항하기

낮과밤_ 2009. 1. 17. 03:37

중력 말뭉치 모음.


중력

"끝까지 그렇게 버티기는 어려운 법이다. 우리는 모두 뒤로 쓰러지고 싶어한다고, 우리 두뇌 깊은 곳에서는 항복이 곧 생명을 얻는 방법임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. 그걸 알기 때문에 등에 통증을 느끼고 목이 뻐근하고 어깻죽지가 아픈 것이다. 우리는 쓰러지고 싶어한다. 중력에 대항하는 데는 고통이 따른다."  71p, <나는 왜 거짓말을 하는가?>

"윌리엄 제임스는 의지에는 두 종류가 있다고 설명한다. A라는 의지와 B라는 의지다. 의지 A는 학습으로 얻어지며 우리가 고개를 높이 들고 불평불만을 꾹 누른 채 열심히 일하는 종류의 의지다. 반면 의지 B는 한층 느슨해 보이지만 지나기는 더 어렵다. 이는 의욕 충만이 아닌 기꺼운 마음이다. 한편 대결이 아니라 인생을 주어진대로 받아들이는 능력이다. 깨지기보다는 구부러지는 상태, 파도를 멈추기보다는 그 위에 올라타려는 용기다. 쓰러지는 법을 배울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의지 B다. 이는 내 어머니가 절대로 가르쳐주지 못했던 종류의 의지인 만큼 당신의 어머니도 그랬으리라. 이는 섹스보다 더 큰 비밀이자 영혼과 정신의 문제다. 의지 B는 수동적인 상태가 아니다. 적극적인 수용, '네'.라고 말하기다. 이 의지를 배우고 싶다면 자신의 목소리와 용기를 가져야만 한다. 의지 B를 안다면 인생을 아는 것이다."  74p, <나는 왜 거짓말을 하는가?>


"중력과 관계없는 움직임을 통해 하강하기. 중력은 하강하게 하고, 날개는 상승하게 한다. 중력 없이 하강하게 하는 제2의 힘을 지닌 날개가 있을까? 13p, <중력과 은총>


" 이 땅의 법을 무시하고 그린다면
그것은 좋은 그림이다.

또한 땅의 법과 동시에 중력의 법칙을 무시하는
바로 그 무엇인가를 그린다고 한다면
그것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" 104p, <Banksy Wall and Piece>

우연히 또 찾았다. 요시토모 나라.


" 99/09/06

Dead of Night -한밤중-
아틀리에 안 형광등에 눈이 어지러워
이제 안 된다고 생각한다
창문에서 나와 옥상으로 올라가
모든 것은 지면에 달라붙어
새조차 평행이동
궤도를 벗어나
멀리 날아 사라지고 싶은가?
아니 이 중력을 온몸으로 받아들여
지구의 한 가운데로 폭탄을 투하하라
!
"  , <NARA NOTE> , 요시토모 나라

지쳐서 '이제 더 이상은 못해'라는 생각이 들어 기분 전환을 하러 옥상에 올라갔다. 이제 더는 못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제작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피로에 의해 현기증을 느끼는 자신의 몸에 대한 것이다.

그래서 옥상에서 주의를 빙 둘러보니, 정적 속에서 길과 숲이 도망치지 못하듯 지표에 붙어 있었다. 야행성 새도 하늘 높이 난다기보다는 중력에 의해 평행이동 한다.

나는 왠지 '속박'을 느낀다.
개 그림이 쉽사리 완성되지 않기 때문에기도 하다.
지구(자신)의 중력에서, 태양(미술계)의 인력에서, 우주(사회)의 저편으로 날아가버렸으면 하는 생각이 언뜻들었다.

하지만 중압감이나 자의식 같은 것들이란 그 자체가 뒤집히기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니, 그렇다면, 그 중력을 거부하지 말고 도리어 그 중심을 향해서, 가속도를 더해 부딪혀 보자!
도전하러 가자!라고 생각한 것이다.
그것이 지구(자신)의 정중앙에 폭탄을 투하하자!라는 표현이 되었다.
자신의 적은 자기 자신이다. 그 녀석을 타도할 수 있는 것도 자기 자신이다.,

그렇게 맘을 다 잡고 아틀리에로 돌아왔다. 그리고 이 시를 쓰고, 붓을 잡으니 어느새 개 그림이 완성되었다.
, <NARA NOTE>, 요시토모 나라
나라노트
카테고리 시/에세이
지은이 나라 요시토모 (홍시, 2009년)
상세보기